당
1. 당류란?
당류란 포도당, 과당, 갈락토오즈와 같은 단당류와 자당, 맥아당, 유당과 같은 이당류를 말한다. 이러한 당류는 곡류, 채소, 과일, 우유 등 자연식품(천연당) 속에 들어있기도 하고 콜라, 초콜릿, 과자 등의 가공식품(첨가당)에도 존재한다.
당류의 단맛의 세기 : 과당 > 자당 > 포도당 > 맥아당 > 유당
첨가당 : 설탕, 액상과당, 물엿, 올리고당, 당밀, 꿀, 시럽, 농축과일주스 등
2. 당류의 역할 및 중요성
당류는 1g당 4kcal의 에너지를 생성하여 우리가 활동할 수 있도록 에너지를 공급한다. 특히 뇌, 적혈구, 신경세포는 단당류인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한다. 또한 음식에 단맛과 향미를 제공하고 기능적인 면을 향상시킨다.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당류이지만 지속적으로 많이 섭취할 경우 당류에 대한 의존성이 커지기 때문에 입맛을 바꾸기 어렵다. 그러므로 어릴 때부터 당류 섭취를 줄이는 식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이로 인한 질환을 예방하는데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3. 현대인의 다수가 탄수화물 중독 – 혈당스파크가 일으키는 불쾌감
혈당치를 올리는 것은 전적으로 탄수화물이며 지방이나 단백질은 혈당치를 올리지 않는다. 예를 들어 버터로 구운 고기를 잔뜩 먹어도 혈당치는 올라가지 않는다. 반면 단맛이 나는 한 병의 음료수가 혈당치를 급격하게 올리고 비만을 초래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거기에 다량의 탄수화물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탄수화물은 당질이라는 말로 바꿔 쓸 수 있는데, 실제로 탄수화물이 가득 든 청량음료에 ‘탄수화물 oo그램’ 이 아니라 ‘당질(당류) oo그램’이라고 표기한 것도 있으므로 혼돈되기 쉽다. 탄수화물은 밥이나 빵, 면류, 과일, 케이크나 과자, 청량음료 등 우리가 평소에 섭취하는 다양한 음식에 들어 있다. 이러한 탄수화물이 든 음식을 섭취하면 예외 없이 혈당치가 올라가지만 혈당치가 올라가는 양상은 제각각이다.
건강한 사람의 혈당치는 공복 시 80~90mg/dl 전후다. 여기에 밥이나 빵을 포함한 식사를 하면 한 시간 후 120정도까지 올라가다가 이윽고 천천히 내려간다. 이렇게 완만한 곡선을 그리는 것은 괜찮지만 액체로 다량의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큰일이 벌어진다. 액체 상태의 탄수화물은 입에 들어가자마자 혈당치를 올리기 시작해 30분후에는 혈당치가 140정도까지 치솟는다. 이것을 ‘혈당스파이크’라고 한다. 혈당스파이크가 일어나면 이번에는 롤러코스터처럼 단숨에 하강해 혈당치가 극도로 낮은 상태가 되고 만다. 이때 몸속에서 변화가 일어난다. 혈당치가 급격하게 올라가면 세로토닌이나 도파민 같은 뇌 내 물질이 분비되어 기분이 들뜬다. 바로 이런 이유로 업무를 시작하거나 공부를 해야 할 때에 단맛의 커피나 음료를 찾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만족도가 최대치에 이르러 기분이 들뜨는 지점을 ‘지복점(bliss point)’이라 한다.
한편 혈당치가 급격히 올라가게 되면 우리의 몸은 그것을 낮추기 위해 췌장에서 다량의 인슐린을 분비하게 되고 그 결과 혈당치가 급격하게 떨어진다. 혈당치가 크게 떨어지면 들뜬 기분이 단숨에 가라앉으면서 초조해지거나 토기나 졸음이 느껴지는 등 불쾌한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면 다시 그 들뜬 기분을 느끼고 싶다는 듯이 혈당치를 올리는 탄수화물을 원하게 되어 같은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이것은 ‘탄수화물 중독’이라는, 뇌가 이상한 상태에 빠지는 매우 심각한 증상이다. 그러나 정작 중독에 빠진 당사자 자신은 그런 사실을 전혀 자각하지 못한다.
4. 만성피로, 졸음, 초조감의 원인-건강한 사람이 불쾌감에 빠지는 구조
건강한 사람은 혈당치가 오르면 그것을 낮추기 위해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된다. 분비되는 인슐린의 양과 혈당은 평행을 이룬다. 그러나 끊임없이 당류가 들어간 음료를 섭취하면 인슐린의 분비가 늦어지기 쉽다. 정상인이라면 액체 탄수화물을 섭취했을 때 신속하게 약 30분 후에 인슐린이 나온다. 하지만 캔커피 같은 음식을 계속 섭취하면 췌장이 약해져 좀처럼 인슐린이 나오지 않게 되고 그러는 동안 혈당치는 쭉쭉 올라간다. 그렇게 치솟은 혈당치에 반응하여 다량의 인슐린이 뒤늦게 나오는 바람에 이번에는 혈당치가 지나치게 떨어지고 만다. 인슐린을 분비하는 기관은 췌장이지만 그 지령을 내리는 것은 뇌다. 본래 혈당치와 인슐린의 양은 평행상태를 이루어야 하는데 그렇게 되지 않는 것은 뇌가 이상해졌다는 증거다.
50대 남성을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에서 포도당 액체를 마시고 60분 후에 혈당치가 208로 정점에 도달했는데도 인슐린은 17.7밖에 나오지 않았고 뒤늦은 120분 후에 68.2나 나왔다. 그에 따라 혈당치는 점점 내려가다가 180분 후에 혈당치가 44밖에 안 되는 저혈당 증상을 일으켰다. 이런 증상을 ‘반응성 저혈당’이라 부른다. 반응성 저혈당은 청량음료 같은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으로 미국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개념이다. 반응성 저혈당의 증상은 만성적인 피로감을 비롯해 졸음, 불안, 두근거림, 의욕부진, 어지럼증, 욕지기, 두통, 초조감, 눈의 따끔함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하나같이 금세 주저앉거나 느닷없이 화를 내는 현대인의 모습에 비춰보면 납득할 만한 증상들이다. ‘요즘 졸음이 마구 쏟아져서 큰일이야’, ‘도무지 집중 할 수가 없어’라며 고민해본 경험이 있다면 충분히 공감될 것이다.
5. 몸을 망치는 청량음료라는 악마-스포츠 음료 때문에 당뇨병에 걸린 소년
탄수화물이 듬뿍 들어간 음료를 마시면 혈당치가 급격히 오르고, 그것을 알아차린 몸이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해 혈당치를 내린다. 하지만 췌장의 노력에도 한계가 있다. 너무 혹사당하다 보면 이내 움직임이 둔해져 당뇨병이 발병한다. 또 췌장이 전혀 기능을 하지 않아 인슐린이 바닥나면 캔커피만 마셔도 혈당치는 500, 1000으로 쭉쭉 오르게 된다. 혈당치가 800이 넘으면 졸도해서 생명이 위태로워진다. 설령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건졌다 하더라도 평생 중증 당뇨병 환자로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더 나아가 심장 질환, 뇌 질환, 암, 치매 같은 중병에 걸릴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
한 40대 여성이 한여름에 탈수 증상으로 병원에 이송 되었다가 의사로부터 ‘스포츠음료를 자주 마시라’는 권유를 받았다. 이후 그 여성은 중학생 아들에게도 동아리 연습 중에 스포츠 음료를 마시라며 매일 1.5에서 2리터쯤 되는 병을 건네주었다. 그런 생활이 1년쯤 이어지던 어느 날, 아들은 운동장에서 쓰러졌고 중증 당뇨병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았다.
스포츠 음료 뿐 아니라 탄수화물이 들어간 청량음료를 벌컥벌컥 마시다 졸도하는 비극이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아이들은 이런 음료에 중독되기 쉽다. 10대에 중증 당뇨병에 걸리면 30대가 될 무렵에는 투석을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 반응성 저혈당은 이런 비극의 시작인 것이다.
6. 탄수화물을 끊지 못하는 이유-탄수화물 중독은 약물중독과 같다.
우리가 음식을 먹을 수 없는 상태가 계속되면 간세포에 저장되어 있던 글리코겐이 사용되고, 그것도 다 사용하면 지방 세포의 중성지방을 연소함으로써 우리는 에너지를 얻고 혈당치를 안정시켜 목숨을 이어갈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우리는 굶주린 상태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으며 혈당치가 지나치게 내려가지 않는다. 산악인이 비상식량으로 초콜릿이나 양갱처럼 무게에 비해 탄수화물 함유량이 많은 먹거리를 준비하는 이유는 유사시에 그런 음식을 먹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인에게 유사시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다. 반면에 우리 선조들은 끊임없이 위기와 맞닥뜨렸다. 선조들은 일상적으로 굶주렸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에 놓여있었다.
그런 선조들의 뇌에는 ‘혈당치를 지나치게 낮추면 안 된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탄수화물을 섭취하라’라는 지령이 깊이 뿌리박혀있다. 우리도 그것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채소나 생선을 먹지 못하는
사람은 있어도 밥이나 라면이 싫다고 하는 사람이 없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살아남기
위해 우리 몸은 ‘탄수화물을 섭취하도록’ 구조화되어 있다. 탄수화물을 먹었을 때 우리는
포상으로 행복감을 느끼게 되어 있다. 탄수화물을 섭취해 혈당치가 올라가면 세로토닌과 도파민이 방출되어 뇌가 쾌락을 얻는다는 사실은 앞서 말한 바 있다. 이런 우리 몸의 구조는 굶주렸던 선조들의 시대에 ‘혈당치가 너무 떨어져 목숨을 잃지 않도록’ 설계된 것이다. 그러나 현대인으로 말할 것 같으면 굶주리지도 않는데 뇌의 쾌락을 위해 탄수화물을 섭취하고 있다. 그야말로 탄수화물 중독이다.
약물중독 연구의 일인자인 노라 볼코 미국 국립 양물남용연구소 소장은 연구 주제를 과식이나 비만 문제까지 넓혀 ‘약물 중독과 과식은 메커니즘이 비슷하다’ 고 지적한다. 둘 다 뇌가 보상을 얻기 위해 반복하는 중독이라는 이야기다. 의사에게 살을 빼라는 말을 들었는데 라면 가게 간판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것도, 달콤한 빵이 없으면 만족하지 못하는 것도,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뇌가
중독되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한다.
[ 출처 ] : 1. 소금반 설탕반 건강한시피(2017)/경기남부지역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2. 식사가 잘못됐습니다(2018)/ 마키다 젠지
